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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영상 ❬금석학(金石學)의 한 축(軸): 상주(商周) 금문(金文)의 이해❭

김광림 김광림 Apr 08, 2022
강연영상 ❬금석학(金石學)의 한 축(軸): 상주(商周) 금문(金文)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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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정기포럼은 고문 연구자이자 서예가인 유호 박재복 교수님(상세소개)께서 강연을 맡아 주셨습니다. 유호 선생님은 북경대에서 고고학과 역사학을 전공하셨고, 이후 국내에서도 출토문헌연구를 꾸준히 이어오고 계십니다. 선생님의 중국 유학시절 고고학 현장에서의 모습과 서예 개인전 사진에서 느낄 수 있는 에너지는, 강연에서 느껴지는 차분한 목소리와 대조되어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강연은 문헌 연구와 문자학 연구사의 개요에서 출발합니다. 이후 본격적으로 청동기와 금문에 대한 알찬 강의가 이어지는데요. 고대에도 청동기는 높은 소장가치의 기물이라, 한나라 시대 무덤에서 나온 청동기물이 알고 보면 당대가 아닌, 한참 이전인 상주시대의 것도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청동기와 금문은 고고학과 문자학, 역사학의 종합 분석이 있어야 그 연원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이미 중국에서 청대에 고증학과 금석학으로 시작된, 유서 있는 연구 방법입니다.

중국 청동기물이 오랜 시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만들어왔기에, 그 시대 구분은 매우 어렵고도 중요한 작업인데요. 금문의 배열, 즉 서사 방식에 따라서도 많은 변화를 볼 수 있고 이를 이용해 시기 구분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초기 갑골문의 서사방식은 좌우대칭을 포함해 다양했지만, 대체로 서주시기부터는 오른쪽-왼쪽, 위-아래 순서의 서사가 정착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중원지역은 서주 후기부터 보기 좋게 잘 배열되고 정제된 자형이 보이나, 주변부 지역은 같은 시기라도 덜 정제된 모습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긴 강연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았는데요. 내용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선생님께서 굉장히 많은 사진자료와 함께 설명해주신 것도 큰 이유라 생각합니다. 다양한 청동기물을 종류별로 사진과 함께 어떤 용도로 쓰는지, 그리고 해당 기물의 금문은 어디에 보통 새겨지는지 알려주셨는데요. 금문을 새길 곳이 있을까? 싶은 기물에도 전형적으로 글자가 들어가는 위치가 있다는 설명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아울러 중국 청동기와 금문 연구는 문화의 다양성 이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셨는데요, 세계 여러 문명과의 상호교류와 충돌 양상을, 중국의 차별성 있는 청동기와 관련 제도를 들어 비교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셨습니다. 이를 위해 ‘출토문헌연구’라는 새로운 학풍에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주셨네요. 또한 금문 연구에 필요한 책과 자료도 자세히 알려주셨는데요, 이 분야에 관심이 있으신 분께는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강연에 이어 열띤 토론도 한 시간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다음 동영상에서 고대 중국의 청동기와 금문의 세계로 떠나보시죠.

김광림  
데이터로 고대사를 읽고자 합니다. 숨겨진 역사의 패턴을 찾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