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대문명연구소 2024년 7월 정기포럼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Zoom 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진행됩니다. 관심 있는 분은 누구든 참석하실 수 있습니다.
7월 정기포럼 안내
- 일시: 2024년 7월 20일 (토) 오후 2시
- 발표: 김재윤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부교수)
- Zoom link: https://us06web.zoom.us/j/85881207158 (회의 ID: 858 8120 7158 / 암호: 5137)
❬호랑이, 사슴, 하이브리드 동물문양과 유라시아 초원문화의 연속성❭
유라시아 초원문화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동물문양이다. 동물문양은 무기, 마구와 함께 초기철기시대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기원전 9-4세기)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연속적으로 사용되었던 호랑이(과), 사슴문양, 하이브리드 동물문양을 중심으로 유라시아 초원문화의 여러 특징 중에 하나인 연속성에 대한 강의이다.
그림 1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의 동물문양은 초기철기시대에 갑자기 등장한 요소가 아니라 그 이전 청동기시대에도 존재했다. 고양이과(범) 문양(그림 1)은 기원전 9세기 아르잔-1호에서 발견되면서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의 가장 오래된 동물문양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이 유적이 발굴되기 이전에는 소위 ‘그리핀’문양이 이 문화의 기원과 관련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베리아에서 흑해 및 코카서스 부근에서 확인되는 유적보다 더 이른 유적의 발굴되면서 상황은 바뀌게 되었다. 아르잔-1호의 호랑이(과) 문양은 단순한 표범 문양이 아니라 머리와 꼬리가 서로 맞닿아 있어 둥글게 몸을 말고 있는 모습으로, 고리형태이다. 또 사슴문양은 같은 유적에서는 사슴돌에서 발견되었다. 보다 이른 시기의 사슴돌과는 달리, 다리를 세우고, 등에 혹이 있는 모습이다. 아르잔-1호의 고양이과의 문양과 사슴문양은 카라수크 문화의 사슴돌에서 이미 확인되는 것이다. 또한 뒤 따르는 기원전 7-4세기 유적에서도 사용된다.
반면에 ‘그리핀’이라고 불리는 하이브리드 동물문양은 한때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의 기원과 관련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이 문화권에서는 앞서 말한 동물문양에 비해서 늦은 유적에서 확인되었기 때문에 이 문화의 기원을 살펴보기에는 역부족이다. 하지만 사자와 독수리가 합성된 그리핀이 흑해 부근의 기원전 7세기 스키타이 문화에서 나타나는 점은 사실이다.
그림 2
시베리아에서도 아르잔-1호에서는 불분명하지만, 아르잔-2호에서 합성된 하이브리드 동물문양이 장식된 유물이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사자와 독수리가 결합된 서아시아계통의 그리핀이 아니다. 귀가 달린 독수리 머리 혹은 날개 달린 말 문양이다. 서아시아 계통의 그리핀과는 다른 동물이 합성되었다. 그래서 시베리아에도 여러 동물을 합성하는 동물문양(그림 2)이 존재했다고 할 수 있다. 여러 종류의 동물합성 문양은 청동기시대 오쿠네보 문화에 보이는 특징이다. 시베리아의 하이브리드 동물문양도 이 문화에서 연속적으로 사용된다.
서아시아 계통의 그리핀은 시베리아에서도 나오는데, 기원전 5세기경, 알타이 파지리크 유적이다. 그래서 서아시아 계통의 하이브리드 동물장식은 이 문화의 교류양상을 보여준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