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쇠락이 이미 대세가 된 현시점에 과연 과연 그것을 추구하는 정당성을 어디서 찾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대체로 현재 학문의 추이는 부의 창출과 실생활에서의 유용성에 초점이 맞춰진 듯합니다. 그런 면에서 인문학의 효용성은 거의 제로에 가까우니 문송하지 않을 수 없지요.
다음 주 목요일 오후 단국대 죽전캠퍼스에서 예정된 고대문명연구소의 제3회 해외석학 초청 강연을 준비하면서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인문학은 세계인이 이해 타산 없이 정서적으로 공감하며 소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이라는 생각입니다. 그걸 가능케 해주는 것이, 현실에서의 효용성이 결여라고 생각하니 역설적입니다.
이번에 오실 분은 이집트학의 최고 권위자인 옥스퍼드대학의 존 베인스(John Baines) 교수입니다. 지난 토요일에 단국대에서 있었던 학술대회 주제인 “문화적 기억”의 제창자 故얀 아스만 교수와 쌍벽을 이루는 학자입니다. 세계 인문학계의 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에서도 비교적 변방에 속하는 단국대학에서 2주 연속 이런 학술 모임을 가지게 되어 영광입니다.
지난 2개월 동안 베인스 교수와 소통하며 앞에서 언급한 “정서적 공감”을 진하게 체험했습니다. 제가 최근에 쓴 논문을 읽고 진지한 토론과 함께 첨삭까지 해주셔서 마치 새로운 선생님을 만난 느낌이었습니다.
인문학이 가져다주는 세계인의 정서적 교감은 직접 대면 없이 가능한 세계 평화의 장이기도 합니다. 물론 인문학도 가끔 대립과 불화를 야기하지만, 거기에는 필시 원래 인문학의 속성에는 미약할 수밖에 없는 이해관계가 개입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존 베인스 교수는 이집트학으로는 할 수 있는 만큼 최대치를 연구한 학자입니다. 고대문명 연구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환호받는 분야 중 하나가 이집트학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문학의 정서적 소통을 누구보다 강하게 실천한 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많은 사람이 다음 주 목요일 오후 3시 30분부터 단국대 죽전캠퍼스에서 베인스 교수와 직접 소통하는 기회를 누릴 수 있길 바랍니다.
이 글은 심재훈 교수의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입니다. (원글 바로가기)

단국대 고대문명연구소 제3회 해외석학 초청강연
- 강연자: 존 베인스 (John Baines) / 이집트 학자, 옥스퍼드대 명예교수
- 강연주제: 초기 이집트 사회에서 문자의 역할 (기원전 3100-2150년경)
- 일정: 2025년 11월 20일(목) 15:30-17:30
- 장소: 단국대 죽전캠퍼스 법학관/대학원동 318호
- 논평: 유성환(단국대 고대문명연구소), 이선우(단국대 고대문명연구소)
- 통역: 유성환(단국대 고대문명연구소)
❬문화적 기억으로 역사 다시 읽기❭ - 고대문명연구소 제5회 학술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