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오늘까지 전국역사학대회에서 “기억과 기념” 관련 좋은 연구가 많이 나오고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그 여세를 몰아서 저희 고대문명연구소도 11월 8일(토) 단국대 죽전캠퍼스에서 얀 아스만의 ❬문화적 기억과 초기문명❭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합니다.
국내에서는 대체로 현대사 방면의 주제가 기억 연구의 주종을 이루는 듯합니다. 아스만의 책은 문화적 기억 이론과 함께 실상 핵심 고대문명의 향방을 결정한 기억의 역할에 초점을 맞춥니다. 아스만의 관점에 따르면 공문서 같은 실용 문서를 제외한 고대의 문학성 문헌은 대부분 신화와 역사의 구분이 모호한 문화적 기억의 서사를 담고 있습니다. 요즘 서양의 고대문명 연구에 “문화적 기억”이라는 용어가 역사와 신화를 모두 아우르는 보통명사로 사용되는 추세이기도 하고요.
사실 이 학술대회를 기획하면서 가능하면 고대에만 초점을 맞추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실제 구성을 시도하면서 역부족을 절감했습니다. 제 개인적인 한계이자 한국 학계의 한계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따라서 오전 발표 두 편은 문화적 기억을 맥락화하는 기조 발제와 그 이론을 한국 문명사의 흐름에 적용하여 계보학적으로 살펴보는 큰 틀의 연구에 할애했습니다. 발표자 두 분 모두 서양사학계의 원로시고, 특히 김경현 선생님은 제가 ❬문화적 기억과 초기 문명❭을 번역하는데 지대한 도움을 주셨습니다. 아마 국내에서 이 책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학자일 것입니다.
오후에는 중국 고대사 관련 논문 두 편과 한국 전근대사 및 현대사 관련 논문 두 편, 총 네 편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모두 세부 주제를 다루는데, 아직 발표 논문 제출을 기다리는 상황이라 과연 어떤 내용일지 무척 궁금합니다. 제 발표는 제가 아스만의 책을 번역하는 계기가 되었던 연구를 번역 이후에 새롭게 재구성한 것입니다.
아마 아스만의 책을 집어 들었다 너무 어려워서 포기한 사람들이 꽤 있을 겁니다. 이 책을 번역한 저 역시 아직도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이 학술 모임에 오신다면 서로 토론하면서 배워가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믿습니다.

『문화적 기억과 초기 문명』 한국어판 출간 기념
❬문화적 기억으로 역사 다시 읽기❭
단국대 고대문명연구소 제5회 학술대회
- 2025년 11월 8일(토) 10:00-17:30
- 단국대 죽전캠퍼스 제2공학관 319호
- 주관: 단국대 고대문명연구소
프로그램
사회: 김한신 (단국대)
- 10:30-10:40 고대문명연구소 소장 인사말
- 10:40-11:20 「아스만의 문화적 기억과 기억사」
- 발표: 김경현 (고려대)
- 11:20-12:00 「문화적 기억과 한국 문명의 계보학」
- 발표: 김기봉 (경기대) 논평: 윤해동 (한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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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13:30 점심
- 13:30-14:10 「‘차가운’ 기억에서 ‘뜨거운’ 기억으로: 漢初 大事記類 出土簡牘과 史記의 敍事」
- 발표: 김진우 (경북대) 논평: 김용찬 (서강대)
- 14:10-14:50 「신앙 공간으로서의 북한산: 장기적 기억 장치의 형성과 그 의의」
- 발표: 고미야 히데다카(獨協大) 논평: 이정빈 (경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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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0-15:00 휴식
- 15:00-15:40 「해방 직후 한국의 국사 교과서와 문명주의적 고대 국가론, 그리고 혈연과 국가의 절대화」
- 발표: 임종명 (전남대) 논평: 정일영 (서강대)
- 15:40-16:20 「성왕 지역화하기: 산서성에서 요순우의 문화적 기억」
- 발표: 심재훈 (단국대) 논평: 김병준 (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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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0-16:30 휴식
- 16:30-17:30 종합토론 (사회: 심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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